"모두가 오른쪽으로 갈 때, 왼쪽으로 가라"
남들이 하지 않는 방향으로 차별화하라는 말이다. 경쟁자들과 반대로 하는 것은 차별화를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방법임에 틀림없다. 시장의 리더를 무작정 따라 하는 것보다 가치 있는 전략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반대의 법칙'은 정말 차별화의 만병통치약일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조건 반대로 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 즉 생각 없는 차별화에 뛰어들곤 한다.
'반대의 법칙'을 빛나게 하는 차이는 '정확한 계산'에서 나온다. 대개는 남들이 이렇게 했으니까 우리는 '그거랑 다른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서는 답이 안 나온다. 당신이 시도할 차별화 전략을 놓고 다음의 질문에 답해보자.
- 소비자들이 정말 호감을 갖는(desirable) 포인트인가?
- 소비자들에게 독특한(distinctive) 포인트라고 인식될 수 있는가?
- 과연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durable) 포인트인가?
차별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점검해야 할 점이 바로 위의 세 가지 포인트(3D)다. 어떤 차별화 전략이든 성곡하려면 반드시 이를 충족해야 한다.
강한 브랜드 충성도(loyalty)를 창출할 정도의 제품이라면, 차별화는 절반 이상 달성된 셈이다. 차별화의 장점이 지속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차별화에 성공한 모든 제품은 3D를 충족시키고 있다.
'실제적 차이' - 바람직한(desirable) 차별화
'인식상의 차이' - 독특한(distinctive) 차별화
'브랜드 철학' - 지속가능(durable)
마음에 흡족해야 탐나는 특징이 된다 (Desirable)
'소비자가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왜 구매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 없이, 차별화라는 명분으로 경쟁자가 제공하지 않는 기능과 서비스를 추가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칫하다가는 머리는 사장, 몸통은 염소, 꼬리는 뱀으로 된 키메라가 되기 쉽다. 차별점이 '소비자'가 느끼기에 실로 탐나는(desirable) 특징이 되지 못한다면, 그 브랜드의 존재 이유는 사라지고 만다.
소비자가 정말 바람직 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단순히 기능적, 물리적 편리함을 뛰어넘은 '심리적 만족'이라는 사실이다. 심지어 '기능적 불편함'이 '심리적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차별화에서 '바람직함'이란 반드시 더 빠르거나 더 맛이 좋거나 편리한 것만은 의미하지 않는다.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말이 안 되는 특성이라 생각될지 몰라도 소비자들이 만족한다면 그게 정답이다. 어떤 특성이 당신의 고객에게 기쁨을 주는가?
남들에게 없는 독특함이 생명이다 (Distinctive)
차별성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남들이 갖지 못한 독특함으로 귀결된다. 독특함을 어필하는 데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최초'이거나, '유일'하거나 '최고'라는 사실을 부각시켜야 한다.
최초(first) - 최초는 최초라는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마력을 갖는다. 특정 카테고리에서 고객의 마음속에 가장 먼저 자리를 잡는 것이 관건이다.
유일(only) - 유일하다는 점을 드러낼 때는 독특한 모양이나 특성을 내세운다. 어떤 분야의 전문적인 회사라고 알려지는 것은 유일함을 강조하는 한 가지 방편이다.
최고(best) - 최고임을 강조하여 차별화를 꾀할 수도 있다. '1위 브랜드'라고 하면 소비자들은 이미 검증되었다고 인정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시장점유율 면에서 선도 기업이 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인다. 명품 브랜드들이 그러하듯이, 오랫동안 최고로 인정받아온 전통 있는 회사임을 알리는 것도 좋은 차별화 포인트다.
끊임없이 변해야 오래 간다 (Durable)
차별점은 무엇보다 지속성(durable)을 갖춰야 한다. 반짝 인기를 얻기도 쉽지는 않지만 오래도록 사랑받는 브랜드로 남기란 더더욱 쉽지 않다. 소비자의 마음은 변덕스럽고 새로운 제품들은 계속 나오는 와중에 차별성을 지속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지속성이라 하면 흔히 '변하지 않는 속성'을 떠올리기 쉬운데, 지속성이 곧 변함없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지속성을 유지한다면서 변화를 거부하다가는 고객들이 싫증을 느껴 떠나기 십상이다.
지속성의 핵심 전략은 사람들의 충성심(loyalty)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본질'은 지키되, 본질의 표현은 디자인을 통해서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든 계속 바꾸어가면서 '자기다움'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때 중심 컨셉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변화의 창의성'이 지속서의 핵심이다.
세태에 맞는 변신은 계속하되, 근본이 되는 프로토타입은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별화는 그저 남과 다른 데서 그쳐서는 안 되고 지속적으로 '~스러움'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
진정한 차별화는 그 브랜드만의 이미지, 철학, 느낌을 만들어 낸다.
처음 봤을 때 특정 인물이 연상되지 않는 브랜드, 즉 느낌이 없는 브랜드는 실해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브랜드를 보면 가치관이 뚜렷한 사람을 대하는 기분이 든다. 아무리 품질이 뛰어나도 자기만의 컬러가 없으면 금세 잊히기 쉽다. 반대로 품질은 최상급이 아니더라도 자기만의 컬러로 일관된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면 오래도록 살아남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한결같다'는 '변함이 없다'가 아니라, 자기만의 컬러를 지키되 트렌드에 맞춰 디테일하게 변해야 한결같아진다.
사람이든 제품이든, 변하지 않으면 권태기가 온다.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주려면 초심을 잊지 않되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차별화의 세 가지 요건을 점검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3D가 제품의 요건이라기보다 심리적 인식의 요건이라는 점이다. 호감이 가는(desirable) 제품이란, 기능적인 이슈이기도 하지만 '심리적인' 이슈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차별점이 독특한(distinctive) 포인트 인지도 기업이 주장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의 판단'할 몫이다. 차별성을 오래 유지하려면(durable) 아이러니하게 끊임없이 변화하는'듯이 보여야' 한다.
즉, 모든 차별화는 소비자의 인식에 차별성을 심어줄 수 있느냐의 심리 게임인 것이다.
가격에서든 서비스에서든 오로지 '경쟁'만 의식하며 죽는지도 사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내달리는 어리석은 기업들이 많다. 차별화를 한다고 이것저것 시도해보며 열심히 내달리기만 한다. 차별화를 한다고 이것저것 시도해보며 열심히 내달리기만 하는 기업은 곧 막다를 골목에 봉착하고 만다. 어떠한 차별화도 뚜렷한 가치관이나 철학 없이 차별성만 눈에 띄게 하려고 해서는 결코 성곡을 지속할 수 없다.
영국의 역사학자인 존 로버츠는 말한다. "호모 사피엔스를 설명하는 탁월한 묘사 중 하나는, 무엇보다 변화를 만들어내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 변화를 만들기에 위대하다. 그리고 변화란 차별화를 시도한 결과다. 변화의 리스크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가? 그러나 위험은 변화하지 않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살아남고 싶다면, 제대로 된 차별화를 추구하라.
댓글